팔레트 시리즈 Palette series (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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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트 우주: 목성의 기억  Palette Space Edition: Jupiter Effect (Shujara’s Origin)
허니콤 종이 패널에 파스텔, 오일스틱  pastel, oil stick on honeycombed paper panel
130×130cm
2014

팔레트 우주: 위성  Palette Space Edition: Satellite (Shujara’s Moon)
허니콤 종이 패널에 연필, 파스텔, 오일스틱  pencil, pastel, oil stick on honeycombed paper panel
100×100cm
2014

 

* 허니콤 패널 협찬 (주)제일산업

 

 

 

태양을 도는 지구, 지구를 도는 달, 목성의 달 가니메데, 토성의 달 엔셀라두스, 그리고 나의 달 ‘니닉’

1. 어떤 것이 자체로서 무게가 생기고 그로써 힘을 발휘하게 되는 순간, 순식간에 그것의 주위에는 어디서부턴가 눈부신 궤도의 안내선이 휘몰아 뻗어나가고 그것은 스스로 움직이기 위한 시동을 걸게 된다. 그러나 첫 궤적을 그리기 시작하는 그것이 곧장 깨닫게 되는 것은, 이 빛나는 길이 아무리 애를 써도 절대로 벗어날 수 없고, 이 빛나는 길이 처음과 끝이 없이 무한하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힘을 다하는 그 어느 날까지 쳐다봐야만 하는, 그것보다 거대한 체구의 어떤 존재가 그것의 한 삶에 끼어들었다는 것, 그 존재를 그것은, 외면하고자 하나 바라보고, 저주하고자 하나 열망하고, 탄식하고, 그러나 끝까지 지키고야 말게 돼버린다는 것이다.

2. 지구상의 현실은 꿈, 공상, 희망과 같은 여러 개의 위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 니닉의 세계는 나의 달이면서 이 지구 세계의 달이기도 하다. 수많은 사람들의 삶의 주위를 도는 환상의 위성. 작은 꿈의 조각이 살을 지워 만들어낸 인력으로 현실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서로 바라볼 수 있기까지, 지금까지의 시간이 걸렸다. 니닉은 더 이상 내 주변을 방황하지 않는다. 니닉은 내가 삶의 궤도를 유지하기 위한 강한 인력의 모성이 되어주었다.

3. 니닉 세계의 우주에도 ‘단달’의 주위를 도는 푸른 별 ‘슈자라’가 있었다. 슈자라는 한때 아름다움과 힘이 넘치는 생명체 ‘미누’ 종족을 그 품에서 길러냈던 기원적 순수에 가까운 별이었다. 어느 날, 미누는 이웃별로부터 건너온 ‘빌가’ 종족에 의해 몰살당하게 되는 처참한 비극을 맞이했고, 시간이 흘러 그 누구의 숨소리도 울리지 않게 된 푸른 별은 스스로도 죽음에 이르는 긴 잠에 빠지고 말았다. 그런데, 니닉의 우주에 작은 변화가 일어난다. 슈자라를 돕고자 하는 많은 존재들의 힘을 입고, 특별한 돌 하나가 슈자라 곁의 우주공간에 자리 잡았다. 돌은 솜사탕처럼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며 우주의 기운을 스스로에게 엉기게 만들며 점점 무게를 더해갔다. 어느 무게를 넘어섰을 때, 그것의 주위에서 어디서부턴가 눈부신 빛의 궤도가 펼쳐졌고, 돌은 이제 선명한 주황색 빛을 발하는 어엿한 별이 되어 있었다. 별은 힘차게 첫 궤적을 그리기 시작했다. 궤도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누비고 나아가며 처녀항해의 벅참과 생동감을 떨쳤다. 별의 궤적에는 희미한 주황의 빛꼬리가 남았다. 빛꼬리가 이루는 둥그런 고리, 그것은 니닉의 모든 이들에게 이렇게 전하고 있는 듯했다- 새롭게 탄생한 이 주황색 별이 이제 슈자라의 주위를 도는 위성이 되어 그의 희망을 지켜줄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