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닉의 이야기꾼들이 둔가라 탑에 얽힌 설화를 여섯 개의 관점으로 해석, 구전된 이야기를 들려준다. 여섯 유사신화를 관객에게 구전하는 것이다. 새로운 세계로 안내하는 가이드 한 명과 니닉 최초의 캐릭터인 여섯 쌍둥이를 대표하는 여섯 이야기꾼, 총 일곱 명의 화자가 등장한다. 여기서 여섯 쌍둥이는 여섯 개로 분리된 아영의 자아, 의식, 철학 등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이야기꾼들의 모습은 입력한 키워드로 생성된 AI 이미지에 인상 등 세부적인 수정을 가미해 최종 완성하였다. 그리고 작가가 말하는 얼굴을 촬영한 영상에 이 이미지들을 deep-fake 합성하여 캐릭터가 직접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처럼 움직이도록 하였다. 합성 시 낮은 화소로만 작업이 가능한 한계가 있었으나, 그 흐릿한 이미지가 낯선 존재들이 가진 미지의 비전을 보여주는데 오히려 적합하다고 여겨졌다. 더불어 각 캐릭터의 이미지를 이끌어낸 키워드가 무엇이었을지 추측해보는 것도 작품을 감상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관객은 소리로 이야기꾼들과 소통한다. 이야기꾼의 이름을 넣어 명령어를 말하면, 예를 들어 “님벨 이야기 들려줘”라고 말하면, 이야기꾼 ‘님벨’이 나와서 이야기를 들려준다. 기본적인 AI 기술들을 적용한 이 작품은 도예, 회화, 미디어 등 시각 매체를 사용함에 있어 스토리텔링과 융합하여 일부 탈시각적 소통을 추구하는 작가의 의지를 전달한다.